3화 - 대구 김지민

러피월드
20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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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들을 위해 즐겁게 봉사하는 러피월드 봉사자들이 있다면, 그 봉사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감초 같은 역할들이 있다. 그 중 김지민(31) 님은 1년 넘게 꾸준히 러피월드의 총무를 맡고 있다.

수백명의 회원과 후원자들의 마음이 담긴 러피월드 통장을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 신뢰 있는 그녀. 2018년 러피월드 첫 여름 엠티에서 밤새 잠을 아끼며 사람들을 챙기고, 아침에는 해장 삼계탕까지 끓여주던 러피월드 ‘엄마’ 김지민 님을 만나보았다.

동진 : 자기 소개 짧게 해주세요!

지민 : 저는 김지민이구요! 학원에서 강사하고 있어요.

동진 : 우리 한 1년 넘게 본 것 같은데 러피월드를 언제부터 시작했죠?

지민 : 작년 7월 1일이요!

동진 : 완전 초창기 멤버네요?

지민 :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가 한 30명 정도 왔었나?

동진 : 아, 그 쯤이면 한 3번째 봉사인가요?

지민 : 그랬던 것 같아요.

동진 : 어쩌다가 봉사를 시작하게 됐나요?

지민 : 하루 일과가 일-집-일-집 이었는데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일도 한 3~4년 해서 익숙해진 때라 임팩트 있는 무언가가 없고. 정말 그냥 완전 무료할 때,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러피월드를 알게 됐어요.

동진 : 그렇군요.

지민 : 처음에는 솔직히 좀… 망설였어요.

동진 : 왜요?

지민 : 봉사를 가서 개들을 보게 되면 마음이 좀 그럴 것 같아서… 그래서 좀 망설였어요.  근데 우리집 아이(돌이)는 노령견이고 그러니까 언젠가 나보다 일찍 가면 되게 측은할테고.. 그때의 상실감을 못 견딜 것 같은거예요. 그래서 얘네들을 보고 조금 위안을 삼을 수 있지 않을까해서 시작했어요.

동진 : 아 그렇게 시작했구나. 그렇게 봉사를 하면서 보호소에는 변화가 좀 있었나요?

지민 : 솔직히 이야기하면 견사가 생기고 바닥이 깔리고 이런 부분에서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비오면 흙탕물에 몸이 젖어있고, 사료를 줄 때도 파리가 먼저 앉아있는 걸 보면 여전히 열악하구나 느껴요.

동진 : 그렇죠, 아직 많이 열악하죠. 아 맞다, 예전에도 봉사를 했었잖아요?

지민 : 네. 그 때는 어르신이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봉사했어요!

동진 : 사람 봉사랑 유기견 봉사는 뭐가 달라요?

지민 : 사람 봉사도 정말 열심히 다녔는데, 좀 쉬다가 안 갔어요. 여기는 내가 안 가더라도 정부에서 도와주고 이런게 참 많은데 여기(한나네보호소)는 우리가 하지 않는 이상 정부나 이런 곳에서 도와주는 곳이 없으니까 그게 달라요. 그래서 조금 더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야겠구나 해서 유기견 봉사를 하게 됐어요.

아이들(사람)도 마음에 가는 애들이 있었어요. 그래도 걔네들은 보살펴주는, 밥주고 재워주고 하는 건강한 환경이 조성돼있는데, 여기는 그런게 아니니까 내가 가서 조금 더 도와줘야겠다 라는 생각도 있었고, 유독 눈에 밟히는 애들도 있었죠. 하울이 알아요? 하울이 제 원픽이에요.

동진 : 그렇죠. 봉사하다보면 눈에 밟히는 애들 때문에 또 오게 되잖아요? 걔네들 좀 더 챙겨주고..

지민 : 잠깐 그 생각도 하긴 했었어요. 하울이를 데려올까…. 근데 우리집 애(돌이)가 지금 건강이 안좋아서 스트레스 받을까봐, 결국 못했어요.

비오는 봉사날 식사인원을 체크하고 있는 김지민 님

동진 : 그렇군요. 한 아이를 가족으로 데려온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러면 지금까지 봉사하면서 봉사지의 외적인 변화 말고, 개인적인 변화가 제일 큰 사람 중 한 명일 텐데 어떤 변화가 있었죠?

지민 : 반려자를 찾았죠.(웃음)

동진 : 아.. 그러니까 반려’견’이 아니라 반려’자’를 찾았다? (웃음)

지민 : 그런 것도 있고, 내적인 변화도 커요. 예전에는 그냥 유기견하면 그냥 “안됐다”는 말 뿐이었는데, 요즘에는 손을 타는 애들을 보면 조금 더 챙겨주죠. 또 예전에는 무료한 일상 속에 살았는데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 더 활기차졌어요. 원래는 낯을 많이 가리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는 하는데 관계가 깊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러피월드 활동하면서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알게 됐어요. ‘누나는 사람들을 잘 챙겨준다’ 이런 말들도 여기와서 많이 들었어요.

동진 : 아 그래서 자존감도 많이 높아지고요?

지민 : 그렇죠. 일-집-일-집을 반복하던 일상이었는데 벙에 참여하고 사람들도 만나니까 삶이 활기차지는 느낌? 

동진 : 맞아요. 회원들이 모두 마음이 착한데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삶에 활력을 주는 것 같아요. 지민 씨는 러피월드 다른 봉사자들과 달리 총무라는 역할을 맡고 있잖아요. 해보니까 어때요?

지민 : 막상 해보니 금액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일 밖에 없어서, 다른 봉사자들과 다를 건 없어요. 총무라는 직책이 있으니까 오히려 사람들한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어! 총무님~’ 이렇게 알아봐주니까 한마디 더 나눌 수 있어서 좋고, 또  자연스럽게 회원들의 이름을 접할 기회가 많으니 개개인의 이름을 좀 더 잘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봉사지 가서 제가 먼저 ‘어 누구씨 왔어요?’ 이러면 ‘이름 불러줘서 정말 좋았어요’ 라는 얘기도 듣게 되고, 더 금방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동진 : 작년이랑 지금이랑 러피월드 분위기는 어때요?

지민 : 비슷한 것 같은데, 최근에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으쌰으쌰한 분위기가 있어요. 더 파이팅 넘친다 해야하나?

동진 : 그렇죠. 요즘 넘 재밌죠! 앞으로 개인적인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어떤게 있나요?

지민 : 2020년 2월에 퇴사를 할 계획이에요. 저는 역사를 잘 몰라서 역사 공부를 하는게 항상 숙제였는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기만 했어요. 이번에 퇴사를 하고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들을 좀 하고 싶어요. 역사도 그렇고 영어도. 저는 원래 독일어를 전공했는데, 이제 기억이 잘 안나요.(웃음)

동진 : 마지막으로 좋은 소식이 있는데, 직접 전해주세요.

지민 : 사실 러피월드 와서 봉사를 하다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게 돼서, 러피월드에 고마운 마음이 커요. 그러니까(머뭇머뭇) 결혼해요. 많이 오세요.(웃음)

동진 : 아 그러니까~ 언제 하죠?!

지민 : 10월 20일 일요일 오전 11시에 대구미술관 옆 라온컨벤션에서 합니다.

동진 : 러피월드 모두가 축하합니다!


사람들에게 축복 받는 커플만큼 복 받은 커플이 있을까. 러피월드 김지민, 임권일 님은 10월 20일 오전 11시 대구 미술관 옆 라온컨벤션 2층 아트홀에서 부부로 첫발을 내딛는다.


임권일 김지민 모바일 청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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