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 버거킹 두 개나 있어요”
“안동 놀러오면 제가 풀코스로 쏩니다”
입만 열었다하면 안동이다. 대구에서 자란 그는 직장이 안동으로 발령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안동 홍보대사’가 됐다. 풍류를 즐기는 선비가 될 줄 알았으나, 칼퇴근 후 할 일이 없어 몸부림치는 집돌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솔로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렇게 있으면 뭐하나, 그냥 봉사나 하자’며 보호소를 찾은 첫 발걸음이 계속 이어져, 어느새 3개월을 훌쩍 넘겼다. 지난 2019년 6월 14일 저녁 러피월드 글램핑 모임에서 만난 이승주(24) 님의 웃음은 유난히 해맑았다. 최근 수영장에서 만난 40대 아재와 친구를 맺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웃음 진 눈가에 살짝 눈물이 반짝이는 듯 했다.

동진. 어떻게 러피월드를 알게됐어요?
승주. 주말에 너무 할게 없어서 찾아보다가 봉사나 하자 싶어서….
동진. 아 평소에 유기견에 관심이 있었어요?
승주. 제가 처음 임시보호했던 아이가 유기견이었어요. 쓰레기봉투에서 발견됐는데….
동진. 쓰레기봉투에서요?
승주. 네.
동진. 그 아이는 어떻게 됐어요?
승주. 당시에 키울 여건이 안돼서… 저희 가족들이 임시보호하다가 입양 보냈어요.
동진. 그럼 러피월드에 들어와서 개인적으로 변화 같은게 있었나요?
승주. 술을 잘 마시게됐어요..(웃음) 아 편집되나요? 훈훈한 분위기로 말해야하는거예요?
동진. (당황)아니에요ㅋㅋㅋ 자연스럽게….
승주. 아,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대인관계가 넓어지기도 하고, 강아지도 많이 만나서 정서적으로 좋은 것 같아요. 안정감도 많이 느끼고. 사실 아침 9시부터 봉사하러 나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좋은 분들이 많으니까… 그 자체로 되게 좋아요.
동진. 봉사를 하면서 두 번, 세 번 계속 오게 되잖아요. 왜 그렇게 자꾸 오게되는 것 같아요?
승주. 사실 일요일에 딱히 할 게 없어가지고….(웃음) 아 뭔가 훈훈한 대답을 해야하는거에요?(아까부터 계속 눈치)
동진. 아니예요. 그냥 솔직하게 말해주시면 돼요 ㅋㅋ
승주. 일요일에 할 건 없고, 잠 잘 바엔 봉사하는게 낫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
동진. 그럼 나중에 할게 생기면요?
승주. (쓰읍…)제가 할 게 생길지 잘 모르겠는데, 아마 쭉 없지 않을까요?(웃음)
동진. 3~4개월 전부터 봉사에 참여했다고 하셨는데,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보호소에 변화가 있나요?
승주. 아, 엄청 놀랐어요. 진짜 손재주 좋으신 분들이 벽돌도 깔아주시고…. 여건이 진짜 좋아졌어요. 갈때마다 달라진 모습에 깜짝깜짝 놀라요. 차양막도 치고 벽돌도 깔고, 환경이 좋아지는게 눈에 보이니까 저도 갈 때마다 기분이 정말 좋아요.
동진. 봉사를 하다보면 눈에 밟히는 강아지들이 있잖아요. 혹시 나에게 특별한 강아지가 있나요?
승주. 도사견에 있던 아이들이 좋았는데…. 걔들이 덩치는 커도 겁이 엄청 많은 아이들이었어요.
동진. 아, 그렇죠. 그래서 봉사 구역 신청할때마다 도사견사에 넣어달라고….
승주. 네 맞아요. 근데 최근에 원래 있던 보호소로 다시 가서 개인적으로 엄청 섭섭했어요. 제가 계속 케어해주고 싶었는데….
쌍 따봉 하는 러피월드 이승주 봉사자, 늘 해맑게 봉사하는 그다.
동진. 혹시 러피월드나 유기견 봉사를 지인한테 추천한다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승주. 저 늘 약 팔고 있어요! 지인들 어떻게든 영입하려고. 친누나한테도 소개해주고. 누나 이제 결혼할 때도 됐으니까 봉사와서 괜찮은 남편감이나 구해보라고….(웃음)
동진. 그러니까 러피월드에 “괜찮은 남자들이 많으니까” 누나한테 추천하는거죠?^^
승주. 아, 그렇죠! 또 누나가 강아지도 좋아하니까. 일단 “잘생기고 일 잘하는 남자들 많다”고 추천하죠. 하하하
동진. 이제 마무리 질문할게요. 올해로 24살, 공직에 있는데 앞으로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다면요?
승주. 꿈은 딱히 없고, 그냥 2년 정도 더 일하다가 휴직하려해요. 1년 정도 쉬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동진. 쉬는 동안 뭐하고 싶어요?
승주. 해외에 여행가려구요. 그래서 차도 안사고 열심히 돈 모으고 있어요. ㅋㅋ 제가 나중에 차 사면 러피월드 올 때 딱! 카풀할게요. 한 3년 뒤? 4년 뒤에?
동진. 3년 뒤면 뭐 금방이죠?
승주. 그럼요, 아직 젊은데!
인터뷰를 마치고 술을 몇 잔 더하자 그는 요즘 좋아하는 팝송이라며 폰으로 노래를 틀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의 춤사위에서 안동 선비 그루브가 배어나왔다. 러피월드 글램핑 모임에 모인 모두가 그 덕분에 활짝 웃었다. 사랑스러운 분위기메이커 그 자체였다.
-끝-
“안동에 버거킹 두 개나 있어요”
“안동 놀러오면 제가 풀코스로 쏩니다”
입만 열었다하면 안동이다. 대구에서 자란 그는 직장이 안동으로 발령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안동 홍보대사’가 됐다. 풍류를 즐기는 선비가 될 줄 알았으나, 칼퇴근 후 할 일이 없어 몸부림치는 집돌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솔로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렇게 있으면 뭐하나, 그냥 봉사나 하자’며 보호소를 찾은 첫 발걸음이 계속 이어져, 어느새 3개월을 훌쩍 넘겼다. 지난 2019년 6월 14일 저녁 러피월드 글램핑 모임에서 만난 이승주(24) 님의 웃음은 유난히 해맑았다. 최근 수영장에서 만난 40대 아재와 친구를 맺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웃음 진 눈가에 살짝 눈물이 반짝이는 듯 했다.
동진. 어떻게 러피월드를 알게됐어요?
승주. 주말에 너무 할게 없어서 찾아보다가 봉사나 하자 싶어서….
동진. 아 평소에 유기견에 관심이 있었어요?
승주. 제가 처음 임시보호했던 아이가 유기견이었어요. 쓰레기봉투에서 발견됐는데….
동진. 쓰레기봉투에서요?
승주. 네.
동진. 그 아이는 어떻게 됐어요?
승주. 당시에 키울 여건이 안돼서… 저희 가족들이 임시보호하다가 입양 보냈어요.
동진. 그럼 러피월드에 들어와서 개인적으로 변화 같은게 있었나요?
승주. 술을 잘 마시게됐어요..(웃음) 아 편집되나요? 훈훈한 분위기로 말해야하는거예요?
동진. (당황)아니에요ㅋㅋㅋ 자연스럽게….
승주. 아,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대인관계가 넓어지기도 하고, 강아지도 많이 만나서 정서적으로 좋은 것 같아요. 안정감도 많이 느끼고. 사실 아침 9시부터 봉사하러 나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좋은 분들이 많으니까… 그 자체로 되게 좋아요.
동진. 봉사를 하면서 두 번, 세 번 계속 오게 되잖아요. 왜 그렇게 자꾸 오게되는 것 같아요?
승주. 사실 일요일에 딱히 할 게 없어가지고….(웃음) 아 뭔가 훈훈한 대답을 해야하는거에요?(아까부터 계속 눈치)
동진. 아니예요. 그냥 솔직하게 말해주시면 돼요 ㅋㅋ
승주. 일요일에 할 건 없고, 잠 잘 바엔 봉사하는게 낫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
동진. 그럼 나중에 할게 생기면요?
승주. (쓰읍…)제가 할 게 생길지 잘 모르겠는데, 아마 쭉 없지 않을까요?(웃음)
동진. 3~4개월 전부터 봉사에 참여했다고 하셨는데,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보호소에 변화가 있나요?
승주. 아, 엄청 놀랐어요. 진짜 손재주 좋으신 분들이 벽돌도 깔아주시고…. 여건이 진짜 좋아졌어요. 갈때마다 달라진 모습에 깜짝깜짝 놀라요. 차양막도 치고 벽돌도 깔고, 환경이 좋아지는게 눈에 보이니까 저도 갈 때마다 기분이 정말 좋아요.
동진. 봉사를 하다보면 눈에 밟히는 강아지들이 있잖아요. 혹시 나에게 특별한 강아지가 있나요?
승주. 도사견에 있던 아이들이 좋았는데…. 걔들이 덩치는 커도 겁이 엄청 많은 아이들이었어요.
동진. 아, 그렇죠. 그래서 봉사 구역 신청할때마다 도사견사에 넣어달라고….
승주. 네 맞아요. 근데 최근에 원래 있던 보호소로 다시 가서 개인적으로 엄청 섭섭했어요. 제가 계속 케어해주고 싶었는데….
동진. 혹시 러피월드나 유기견 봉사를 지인한테 추천한다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승주. 저 늘 약 팔고 있어요! 지인들 어떻게든 영입하려고. 친누나한테도 소개해주고. 누나 이제 결혼할 때도 됐으니까 봉사와서 괜찮은 남편감이나 구해보라고….(웃음)
동진. 그러니까 러피월드에 “괜찮은 남자들이 많으니까” 누나한테 추천하는거죠?^^
승주. 아, 그렇죠! 또 누나가 강아지도 좋아하니까. 일단 “잘생기고 일 잘하는 남자들 많다”고 추천하죠. 하하하
동진. 이제 마무리 질문할게요. 올해로 24살, 공직에 있는데 앞으로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다면요?
승주. 꿈은 딱히 없고, 그냥 2년 정도 더 일하다가 휴직하려해요. 1년 정도 쉬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동진. 쉬는 동안 뭐하고 싶어요?
승주. 해외에 여행가려구요. 그래서 차도 안사고 열심히 돈 모으고 있어요. ㅋㅋ 제가 나중에 차 사면 러피월드 올 때 딱! 카풀할게요. 한 3년 뒤? 4년 뒤에?
동진. 3년 뒤면 뭐 금방이죠?
승주. 그럼요, 아직 젊은데!
인터뷰를 마치고 술을 몇 잔 더하자 그는 요즘 좋아하는 팝송이라며 폰으로 노래를 틀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의 춤사위에서 안동 선비 그루브가 배어나왔다. 러피월드 글램핑 모임에 모인 모두가 그 덕분에 활짝 웃었다. 사랑스러운 분위기메이커 그 자체였다.
-끝-